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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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서울대 건축학과

  • 설OO조회 1208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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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학생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수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별 생각이 없이 놀기만 하면서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학교는 결국 정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수능을 망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고 싶은 대학에 가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재수였지만, 얼마나 어떻게 열심히 해야 하는지,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로 성적이 오를 수 있을지 너무나 막막해서 두려움과 불안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선배들의 합격 수기는 제가 재수에 대한 걱정보다 확신을 가지고 일 년간의 목표를 세우고 마음을 다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제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제가 얼굴도 모르는 선배들의 글을 읽고 희망과 용기를 얻었듯 제 글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성공적인 재수를 위행서는 무엇보다 친구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친구들과 인사를 하거나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는 것은 순간적인 위안과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는 있으나, 공부에 방해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과 공유하는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공부에 쏟아야 하는 에너지와 관심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꼭 불러내야 한다든지 꼭 필요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친구들과 같이 있거나 말을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한 번 진심으로 관계를 맺은 친구들은 일시적으로 서먹해진다 하더라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며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공부 외의 것에서 보상을 얻으려 하지 않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쓴 대로 친구들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둔 것을 포함해서 저는 재수 기간 동안에 오직 공부에만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가 저에게도 찾아왔습니다. 가끔 자습 대신에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충동이 생길 때마다 한 번의 일탈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생각했습니다. 계속 일탈을 마음먹게 되거나, 그러지 않더라도 공부 외의 것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데서 보상을 얻으려 하지 않으면 바로 수능에서 수고로운 일 년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저는 힘든 시기를 넘겼습니다. 일 년이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큰 변화를 꿈꾸며 재수를 시작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내려놔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수업에 집중하는 태도는 말할 것도 없이 재수 학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성학원에는 강의력이 뛰어나신,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기에, 수업에 흥미를 갖고 집중하기는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수업에서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고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거나 어느 정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과목들은 다 안다는 생각이 앞서서 자신도 모르게 수업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집중을 해서 수업을 듣다 보면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것들 중에 제가 모르는 부분이 언제든지 튀어나오기 마련이었고, 그런 것들을 통해 제가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 년 동안 공부를 한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우선 개념을 철저히 하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잘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약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굳이 수업을 듣는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개인마다의 정리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로만 해 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국어 문법이나 과탐에서 세세한 정보들 같은 경우는 외운 것 같아도 외우지 못한 경우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만 모으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처음 몇 달간을 저의 노트를 만드는데 애썼습니다. 어떤 과목이든지간에 과목당 노트 1~2권을 배정했습니다. 노트를 큼직하게 몇 부분으로 대강 나누어서 노트 가장 위쪽 부분에 자신이 헷갈리는 단원명이나 개념 이름을 제목처럼 써놓았습니다. 헷갈리는 내용을 해결하게 되었을 때 그 내용을, 제목만 달아놓고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는데 썼습니다. 과목의 모든 내용에서 자신이 헷갈리는 부분이 어디라고 확신할 수 없기도 하고, 항상 어딘가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정리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자신의 노트는 시간을 투자하여 점점 채워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국어와 영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요. 처음 수업을 들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숙제를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우선, 국어의 경우, 조급해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역시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여, 작품 하나하나를 분석한 교재를 따로 돌려보고 나서 수업에 제대로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습시간에는 받는 숙제들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시간보다는 정확성을 더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해설지나 선생님의 설명에 의문이 든다면, 선생님을 찾아가서 제 잘못된 생각을 뜯어내 고친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으로, 영어의 경우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기초 어휘가 부족하여 학원 단과에서 사용하는 단어 교재를 여러 번 돌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외웠고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들은 따로 수첩에 적어 들고 다녔습니다. 공부 자체(숙제 또는 자습할 때)는 시간보다는 정확성을 더 중요시하고, 시간 배분 연습은 매달 치루는 모의고사를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과탐의 경우는 모의고사를 왕창 풀고, 틀린 거 체크해서 답지보고, 이해하고 넘어가고, 이해가 안되면 문제 형태를 외우는 방식으로 하다가 망해봤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수업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고 특히 수업에 집중했습니다. 개념 노트를 채우고 나서,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문제를 체크했습니다. 그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여러 번 풀어보고, 관련된 모든 내용을 요약해서 적었습니다.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노트에다가 통째로 옮겨 해설을 적음으로써 마치 개념 노트가 오답노트인 것처럼 되었습니다.

     

    대성학원의 시스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월 실제 수능처럼 진행하는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유익했습니다. 질문을 수없이 받아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모든 과목에서 이해도를 높였고, 담임 선생님과의 많은 상담이 있었기에 공부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또한 격려와 위안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로부터 받은, 쏟아질 정도로 많은 교재 및 프린트물 또한 성적 향상의 필수 요소였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그랬던 것처럼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마음으로 재수를 시작하는 후배 여러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또 많은 후배들이 그 다음에 올 후배들을 위해 성공의 경험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