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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연세대 독어독문

  • 김OO조회 1049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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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20171월에 시작한 조기선발반부터 11월 종강할 때까지 노량진 대성학원에서 공부하여 논술로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합격한 김○○입니다. 저도 종종 학원에 일찍 등원한 날에는 벽에 걸린 합격 수기들을 읽으며 의지를 다잡고 공부 방법을 검토하곤 했었는데 제 합격 수기가 그와 같이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재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생활 습관입니다. 재수 생활은 고등학교 내신 시험같이 단기간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므로 당장 문제집 하나를 더 풀기보다는 30분 더 일찍 일어나 학원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생활 습관을 들일 때는 제 자신과 ‘이것만은 꼭 지키자!’ 하는 약속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합격수기에서도 이거 좋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재수할 때는 진짜 뭘 해도 재밌어서 수많은 유혹들에 흔들리기 쉬운데 이때 다른 건 다 포기해도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규칙이 있다면 유혹을 견디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 내가 무엇이 문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고 가장 필요한 것부터 지켜본 다음 하나하나 저와의 약속을 늘려갔습니다. 저는 작년에 제가 학교와 학원 수업을 자주 빠져서 개념과 문제 접근법에 구멍이 많았던 것이 가장 큰 실패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의 첫 번째 약속은 ‘수업 절대 빠지지 않기’였고 12일부터 수능 보러가기 직전까지 논술 수업 2시간(군대신체검사)을 제외하고 한 번도 수업을 빠지지 않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와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공부를 아무 생각 없이 하다 보면, 하기 싫은 것은 자연스레 안하게 되고 내가 잘하고 쉽게 풀 수 있는 것만 쓸데없이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나에게 뭐가 부족한가 생각해 보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국어에서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를 문맥을 보고 추론하는 게 너무 안돼서 글을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세부정보 파악이 잘 안됐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정도 국어 지문을 풀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작은 수첩에 적어놓고 학원 끝나고 학사에 돌아가서 자기 전에 한 시간 정도씩 투자하여 네이버 사전을 이용하여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같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공부였기 때문에 나중에는 배경 지식도 많이 쌓이고 글 읽는 속도도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만약 자기 자신이 뭐가 부족하고 무엇을 해야 할 지 판단하기 힘들다면 담임 선생님과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재수생활 동안 가장 힘들었던 멘탈 관리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천성이 게을러서 누워있는 게 제일 좋고 멘탈도 약해서 사소한 것에 잘 흔들립니다. 게다가 제 자신과 ‘친목질 하지 않기’로 약속해서 학원에 친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재수생활 동안 외로움도 많이 느꼈습니다. 가끔 페북 들어가 보면 먼저 대학 간 친구들의 즐거워 보이는 모습에 열등감도 들었습니다. 이럴 때면 갑자기 ‘내가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하고 공부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아무리해도 내 실력은 그대로 인 거 같고 몸은 지칠 대로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이렇듯 재수 할 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멘탈에 쉽게 금이 가고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바로는 이럴 때는 그냥 아무리 힘들어도 학원 와서 꾸역꾸역 앉아있는 게 가장 좋습니다. 몸이 너무 피곤하면 팔에 주사 한 방 맞고 와서 앉아있으면 됩니다. 어차피 집에 있어봐야 누워서 유튜브나 보면서 시간 보내는데 그러면 나중에 더 큰 자괴감만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든 학원 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다 보면 결국 심심해서라도 책을 펴게 되고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데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슬럼프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수능을 준비할 때 모의고사 점수가 멘탈을 흔들어 놓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모의고사 점수로 일희 일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저희 담임 선생님이셨던 이영일 선생님께서도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모의고사는 실전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수단일 뿐이지 모의고사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대학가는 데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저의 경우 고3 때 덜컥 4월에 모의고사로 전교 1등을 해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방심하고 풀리기 시작해서 수능은 건동홍 성적이 나왔었습니다. 그랬던 경험이 제가 재수할 때 모의고사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방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제 자신의 약점을 진단하고 실전에서는 어떤 식으로 임해야 하는지 연습하는 좋은 도구로만 바라보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저같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학 지원할 때 괜히 배수의 진을 친다고 수능만 바라보지 마시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재수할 때 내가 논술로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냥 정규 논술 수업만 꼬박꼬박 듣고 수능 이후 특강 한 번 들은 걸로 덜컥 붙어버렸습니다(이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 글 잘 못 씁니다). 정말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 제 고등학교 동창 중에는 저랑 건동홍 정도 갈 정도로 수능 비슷하게 봤는데 수능을 보고 갑자기 뜬금없이 체대 준비해서 한양대 스포츠산업에 덜컥 붙어버린 경우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인생은 정말 모르는 거라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걸 보고 혹시 모르는 마음에 경찰대도 지원해보고 논술은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음에도 모의고사 성적으로만 보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학교까지 써서 6논술을 지원했습니다(외대 터키어까지). 그런데 예상외로 수능 점수가 기대에 못 미치게 나왔고 만약을 대비해서 지원한 논술 전형이 저를 살려줬습니다. 배수의 진을 치더라도 그 때의 마음가짐이 며칠 안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원서비가 아무리 비싸도 대학 합격의 가치에 비하면 굉장히 작습니다. 원서비 아끼지 마시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모두 성공적인 재수N수 생활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