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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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연세대 경영학과

  • 이*훈조회 1534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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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재작년에도 이 곳 노량진 대성에서 재수를 했습니다. 3 때보다는 열심히 했고 최선은 아니지만 만족할 정도로는 공부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할 때만큼은 이 짓은 다시는 안한다는 일념으로, ‘결과가 안 좋더라도 받아들이고 수용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들고 보니 납득이 안됐었죠.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원하는 대학을 못 간다는 담임선생님의 선고를 듣고 나서는, 도피성 유학, 군대, 원치 않는 대학, 등 오만가지 회피방법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데 수능한테 졌다는 것이 끝내 분하더군요. 그래서 3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재수 때 기운을 다 써서 그런지 2월부터 시작하진 못하고 방황하다가 4월부터 학원에 들어왔습니다. 작년과 같은 반, 같은 교실로 돌아가니 무안하기도 하고 이게 맞는 건가 하는 회의감도 드는 등 심경이 복잡했어요. 하지만 노대 특유의 빡센 분위기 덕분에 공부 가닥을 쉽게 다시 잡을 수 있었습니다. 3수를 하다 보니 깨달은 것은 내가 재수 때 아무리 고3들을 무시하고 실력이 올랐다고 자부해도, 아직 공부를 안 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깨달으니 3수라고 해도 완전히 재수 때 했던 것 또 하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먹었고 공부가 잘된다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죠. 불쑥 불쑥 고개를 드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과 학원에만 거의 15시간 정도를 갇혀 사는 답답함 등 공부 외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재수를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중간 중간 쉬는 것은 경기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경기에서 빠지는 것입니다. 힘들어서 멈출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뛰어가느냐, 그대로 멈추느냐 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저의 대학합격은 솔직하게 말하면 운이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운인 것도 아닙니다. 흔히 많은 학생들이 논술 정규 수업이나 논술 모의고사를 볼 때 자습을 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그 때 자습한다고 해서 엄청난 양을 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했기에 그냥 수업을 열심히 듣고 논술을 열심히 썼죠. 그렇게라도 연습을 하니 수능 전에 보는 연세대 논술에 대한 감이 계속 살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 유형이 연대, 고대 두 종류인데 저는 연대만 계속 봤습니다.)

     

    논술 합격의 이유가 이 부분이라고 장담은 못합니다. 다만 그렇게 주어진 것에라도 최선을 다하면 그게 어떻게 빛을 발할지 모른다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후배님들, 자습할 시간 충분합니다. 수업시간엔 수업, 모의고사 땐 모의고사, 즉 주어진 환경에 맞게 최선을 다하십시오. 그 성실함이 언젠가는 보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노량진 대성 후배님들! 어떤 이유에서건 재수 또는 N수를 결정하고 여기 오셨다면, 그 결정은 부모님의 결정도, 학교 선생님들의 결정도 아닌 오로지 후배님들 본인의 결정입니다.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본인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은 패배자가 아닙니다. 더 멀리 가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것일 뿐입니다. 올해 수능 결과는 지금부터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결과가 안 좋더라도 이곳에서 공부한 경험은 훗날 여러분들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니 너무 자만하지도, 너무 불안해하지도 말고 그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면, 11월에 큰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