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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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서울대 수학교육과(수시) 합격

  • 손*연조회 2915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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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12년간을 문과로 살았습니다. 현역 때 경제학과 수시, 정시 9를 겪었고, 초라한 전과생으로 노량진 일대를 전전하다 대성학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누구나 예상하시다시피,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물리1, 화학2의 법칙들, 기벡과 적통과 수2, 까마득한 삼년 전 기억속의 삼각함수, 처음 보는 수학 기호들이 난무하는 책들 사이에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시는 선생님들이 야속했습니다. 결국 저는 학원에서는 10시까지 수학을, 집에서는 새벽 두시까지 과학 EBS인강을 보는 선택을 했고, 영어와 국어는 수업시간 이외에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EBS도 서너 번씩 봤던 현역 때와 달리 한 번도 겨우 풀었고, 변형문제집만 계속 풀어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수능 때 아쉽게 2등급을 두 개 받은 것도 이처럼 기초를 제대로 쌓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게 국어와 영어의 학습 상태를 뒤돌아볼 만한 여유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한 달여간 지속했습니다.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3월 모의고사를 사흘 앞둔 날, 몸에 이상을 느껴 9시쯤 조퇴를 했고, 집에서 쓰러졌습니다. 일주일 후에 큰 병원에 입원해서 간농양이라는 병을 진단받았고, 4월 말이 되어서야 퇴원을 하고 학원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6월 모의고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아무것도 되어 있는 게 없었던 저는 조급한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하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6월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문과로 돌아가기로 약속했던 터라 매우 절박했습니다. 다행히 6월 모의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자신감을 얻어 수능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시 몇 군데에 합격을 하게 되었고, 원하던 과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수능 성적을 가지고 대학을 가게 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수시를 믿고 나태해졌다면 수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7월 중순부터 2~3주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물론 학원은 계속 나왔고, 조퇴 몇 번과 주말을 이용하여 계속 고치고 고쳤습니다. 글이 더 나오지 않을 때는 모교에 찾아가 하루 종일 있으면서 글을 썼고,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결국 그렇게 만들어진 자기소개서로 네 군데에 합격을 했고, 고려대 수학교육과에 논술 우선선발로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수를 할 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학원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조건을 보완해주지만,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깊이 도와주지 못합니다. 아무리 최고의 선생님과 환경이 있더라도, 결국 자신이 나태해지거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면 과정과 결과 모두 실패하게 될 겁니다. 처음 시작할 때 느꼈던 자신에 대한 배신감, 자괴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 년이란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동안 한 번도 지치지 않고 달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심하지 마시고, 꾸준히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려서 도달하지 못할 곳은 없습니다. 저는 지극히 문과생이었습니다. 가는 학원마다 수학B4등급 이상은 어려우니 가장 낮은 반에 들어가든지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결국 1등급을 받았고, 이는 제가 잘나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노력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결과는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꿈이 있으면 길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마시고, 가슴 속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입니다. 오늘 공부를 목표 시간보다 많이 했어도 집중한 시간이 적다면, 그것을 아는 것은 선생님이나 친구가 아닌 바로 자신입니다. 원치 않는 길이라면, 나는 이 길이 좋다고 밖으로 백 번 말해도 자신은 그렇지 않음을 압니다. 자신에게 솔직한, 그리고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 년을 보낸다면 출발 지점이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이든, 과탐이든, 논술이든 뭐든지 정복할 수 있습니다. 백지 상태에서 출발해도 가능합니다. 일 년간 여러분이 지내게 될 날들에 달려있습니다. 혹시 자신의 조건이 불리하다고 생각되신다면, 그 누구보다 뒤에서 시작했던 저를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일 년 동안 파이팅하셔서 성공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