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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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한양대 기계공학부(수시) 합격

  • 윤*표조회 2245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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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시절 저는 수학 점수가 어느 정도 나왔고, 그 점수를 보며 스스로 수학을 잘 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착각은 자만을 불렀고, 자만은 곧 연패를 낳아 3학년 내내 수리영역 등급이 2~3 등급으로 흔들리더니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던 4등급이 떴습니다. 저는 완전히 무너져서 일어설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살면 뭐라도 되겠지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은 그렇게 11월과 12월을 무가치하게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 지방대학교에서 실시한 대학입시상담에 제 이름과 성적을 솔직하게 적고 상담을 해 보았습니다. 그 때 그 상담원이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악의가 없는 진실이었겠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강렬한 충격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성적으로는 저희 학교 입학이 어렵겠네요.저는 억울한 마음에 집에 돌아와서는 목이 메도록 울었습니다. 성적을 보고 절망하고 무너졌던 제 자만심이 오기로 되살아났습니다.

     

    대성학원에 원서를 넣으면서도 저는 그 착각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그 착각은 자존심이었고, 자존심마저도 포기하면 수학을 하기 싫어질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착각은 착각이 아님을 저 스스로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과제처럼 느껴졌기도 했습니다. 먼저 제가 한 일은 모래성 같았던 수학의 기초를 다시 다져, 개념을 슬쩍 비튼 문제에 당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뭘 물어보는 건지 파악이 안 되는 문제는 개념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수학 선생님께서 오답노트를 꼭 작성하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면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여태까지 하지 않았던 오답노트지만, 이왕 시작하는 김에 저는 실수에 대해 좀 더 엄격하기로 했습니다. 실수로 틀리건 실력 부족으로 틀리건 모두 틀린 것이기에 오답노트에 모두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오답들을 적고 난 뒤 답안지의 답만 봐서 모서리 한쪽에 써두고, 그 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 풀이를 해보는 겁니다. 풀리지 않으면 다시 풀고, 또 풀리지 않으면 선생님께 힌트를 물으면 물었지 모범 풀이 따위는 절대 베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매 자습시간마다 수학을 중점적으로 열심히 했고,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서는 한눈팔기도 하고 어디론가 당일치기로 놀러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의지가 약해질 때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노는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느니 하는 말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었습니다. 정답은 현실을 피하고 싶어서 노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자 단숨에 노는 것을 그만둘 수 있었습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수학영역은 3등급이 되었습니다. 올랐다면 올랐지만 제 자존심은 절대로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6평의 결과만으로 조급해하다간 공부를 그르치기 십상이니 일단은 묵묵히 노트에 오답을 기록했습니다.

     

    9월이 되어 수학영역이 2등급으로 뜨자, 사실 저는 절반쯤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작년 12월에 품었던 오기도 시간의 흐름 속에 약해지고, 수능까지는 고작 2달 밖에 남지 않아 실력을 올리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포기할 공부였다면 학원에 등록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이 점점 가까워지자 불안해지고, 아무래도 수능 때도 떨릴 것이 제일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수능 당일 수학시간, 저는 11개월 간 묵혀둔 수모를 100분간 있는 대로 쏟아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