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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이화여대 유아교육(수시) 합격

  • 최윤선조회 1962 2018.11.09
  • 9개월 동안의 재수가 시작되는 2월 중순, 내가 하겠다고 해서 시작한 재수지만 불안했었고 앞으로가 막막했다. 불안했었던 이유 중에는 작년 고3 때처럼 많이 아플까봐 걱정 했던 것이 제일 컸다. 작년 고3 때 신경성 위염으로 하루걸러 하루 꼴로 아팠었고, 치료 잘한다는 병원 찾아다니기에 바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공부 할 시간이 줄어들었고 별다른 준비 없이 수능 시험장에 들어섰다. 선생님들께 드물게 대박 치는 사람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을 때 마다 그 사람이 설마 나..? 라는 허황된 꿈도 많이 꿨었는데 수능 시험의 결과는 내가 공부 한 만큼 나왔다. 정말 성적은 공부에 쏟은 힘에 비례한다는 말을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었다.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아니 못했기에 재수 하겠다고 해서 시작은 했지만 작년처럼 또 아프면 어쩌지 라는 생각과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었다.


     처음 예비소집일 날, 내가 많이 보던 아이들과는 다른 눈빛을 가진 한 반에 꽉 들어찬 아이들을 보고 감흥이 남달랐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안하는 애들, 예체능 하는 애들, 공부하는 애들 등등 이렇게 가지각색 애들이 다 모여 있었는데 재수 학원은 자의건 타의건 공부하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에 눈빛이 확연히 틀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2월 3월 달에는 애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줄 알았었다. 그리고 다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조용했기 때문에 나는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웠었다. 여차저차해서 재수 생활에 적응도 되어가고, 친구들과도 친해졌기 때문에 재수가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6월 평가원 본 후에, 성적이 생각만큼 그렇게 좋진 않았지만, 선생님들의 격려 말씀과 아직 많이 남았단 생각을 하며 더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었다. 그렇지만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몸은 축축 쳐지고 하루하루 공부하기 싫어지기도 했고, 놀고 싶기도 했다. 사실 한 달에 한 번씩 나가서 놀기는 했었지만 공부가 하기 싫어지니 친구들이 더 보고 싶어졌고 더 나가놀고 싶었다. 그래도 재수 때 망하면 답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은 적도 많았다.


     6월 평가원 이후에 한 건 별로 없는데 9월 평가원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불안했었고 재수 처음 시작할 때의 기분을 느꼈었다. 9월 평가원의 성적은 좋지 않게, 6월 평가원 때의 성적과 비슷하게 나왔었다. 잘 나온 친구들 성적을 들으면서 많이 씁쓸했었고 걱정되기도 하였다. 왠지 공부 열심히 안 한 벌을 받는 것 같기도 했었다. 성적표를 받는 순간에 엄마 얼굴이 떠오르면서 재수에 들어간 돈들, 엄마 고생들이 생각났다. 그렇기에 9월 평가원 성적에 자극을 받아 이대로 가면 재수 망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기출 문제 한 번씩 더 풀고, 선생님들께서 찍어 주신 것 틈틈이 보고, 부족한 것 체크하면서 나머지 시간들을 보냈다. 10월, 11월 막판에는 정말 잡생각도 많아졌는데 그때마다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더 집중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수능, 그 동안 공부한 중에 가장 집중했던 것 같다. 일 년을 결산하는 시험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하루를 버텼다. 그리고 상상도 못했던 점수를 받아 들었다.


     다시 한 번 하는 수험 생활이 많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힘들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제일 기억에 남고, 오래오래 만났으면 좋겠다. 물론 쌤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히 찾아뵙고 인사도 드릴 생각이다. 후회되지 않는 재수 생활이 돼서 다행이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의미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인문P2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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