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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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고려대 지리교육(정시) / 서강대 사회과학부 합격

  • 정*재조회 2444 2018.11.09
  •  수능 첫 실패의 씁쓸함을 뒤로하고 이번 해엔 실패가 없을 거라 다짐하고 재수를 결심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엔 막연히 무엇을 얼마나 공부해야할지 모르고 그저 학교수업을 듣고 과외와 학원만 다녔다. 나 스스로 수능을 위해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생각 한 적도 없었고, 학원에서 주는 EBS변형 문제만 풀고, EBS를 봤을 뿐이었다. 자연스럽게 기출문제를 소홀히 했고 3개년 기출문제조차 제대로 보지 않았다. 수능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지도 못한 채 EBS에서 나온다기에 EBS만 공부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첫 수능에서 실패한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재수학원에 들어가기 전엔 기출을 많이 공부했다.


     재수학원에 들어가서는 열심히 공부에만 집중하기 위해 학사에서 살며 공부하기로 했다. 그렇게 3,4,5월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했다.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와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그렇게 매일 하루에 학원에서 열 시간 넘게 앉아서 공부하던 도중, 언젠가부터 허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아플 때마다 참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학원을 나와서 독학으로 재수를 하려고 생각했지만, 몸 상태가 공부를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앉아서 꾸준히 공부했던 생활습관이 무너지고, 곧 방황으로 이어졌다. 주변 유혹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게 재수의 가장 큰 문제인데, 이때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독학으로 재수하려는 생각을 접고 학원에 들어가기로 했고, 선택했던 것이 노량진 대성학원이었다. 하지만 학원에서도 마음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9월까지 학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조퇴를 자주 했다.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결국 9월에 가서야 깨달았다. 공부를 예전만큼 안하다 보니 모의고사 점수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수리를 제외한 언어 외국어 사탐 모든 과목에서 문제가 있었다. 9월 모의고사 성적을 받고 나서 부랴부랴 공부를 제대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 공부를 오래 하려고 해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제대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도 몸이 괜찮을 때까지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공부 방향이 잘못됐었다. 학원 선생님들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시는 것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고등학교 3학년 때 기출을 제대로 풀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기출만을 풀었다. 학원 선생님의 수업도 제대로 임하지 않았다. 기출만을 열심히 풀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기출문제는 제대로 푼 후 어떻게 풀었는지 생각하고, 지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구조를 분석하면서 정말 꼼꼼히 봐야했는데, 그저 양치기만 했다. 기출문제는 한번 풀면, 답이 기억나서 기출문제 분석이 아니라 단순히 문제를 푼다는 생각으로 풀면 시간낭비만 되고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기출문제만 많이 풀면 수능성적이 잘나올 것이라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수능은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더 처참하게 나왔다. 현역 때 기준으로 가려고 했던 대학은 지원할 수도 없는 점수가 나왔다. 자포자기했다. 재수를 시작할 때 목표했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그저 성적대로 대학에 가려고 했다. 꿈과 적성도 고려하지 않고 성적대로 과를 넣었다. 유아교육과와 중국어과. 붙으면 그냥 가려고 했다. 두 번의 실패를, 게다가 첫 번째 실패보다 더 심각한 실패를 겪었기에 너무 힘들었다. 힘들었던 수험공부를 다시 하는 것이 싫었고, 또다시 실패하는 것이 싫었다. 그렇기 때문에 삼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원했던 대학교에 다 떨어지고 강제로 삼수를 하게 되었다. 대학교에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2월 말까지 추가합격을 기다렸지만, 지원했던 대학교에 모두 떨어졌다. 다시 하면 오히려 재수 때처럼 점수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차라리 입시를 포기할까 여러 생각을 했지만, 대학을 안 갔을 때 어떻게 살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으므로, 결국 노량진 대성학원에 들어가서 다시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재수보다 삼수는 더 고단했다. 학원에 와서 같이 공부하는 사이지만, 반 친구들도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같은 학교 후배들과 같이 공부하게 되어 기분이 조금 오묘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께서 학생의 문제를 들어주시고 도와주시려 했고, 계속해서 반분위기를 공부에 적합하게 조성해 주셨기 때문에 삼수 때 공부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렇지만 공부를 오래 했을 때 허리 통증은 여전히 심해서 공부를 오래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공부시간은 적더라도 공부를 밀도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재수 때는 학원 수업에 충실하지 않았지만, 삼수 때는 최대한 학원 정규 수업에 충실했고, 학원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유인물을 수업 때 보고, 자습 때 복습했다. 또, 학원 초부터 선생님들이 기출문제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 방법대로 기출문제를 풀고 스스로 분석했다. 지문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출제자가 문제를 통해 물어보는 게 무엇인지, 꼼꼼히 생각하고 분석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기출문제가 중요한지 모르고, 그저 선생님들이 주시던 EBS변형문제나 EBS만을 풀었고, 재수 때는 기출문제가 중요한지 깨달았으나,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모르고 그저 양치기를 했었다. 하지만 세 번째에는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나눠주셨던 유인물과, 제시해주셨던 기출문제 분석방법을 통해 스스로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5월까지 공부하고, 6월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받은 결과는 11211이었다. 외국어가 1등급 컷에서 1점 모자란 2등급이었지만, 언어가 1등급이 되었다. 공부방향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수업을 충실히 듣고, 선생님이 주신 유인물을 복습하고, 기출문제를 분석했다.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았기에 남들보다 공부 시간은 적었지만 수능공부에 있어서 지금까지 내가 했던 방법 중 가장 수능에 맞는 공부 방법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9월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받은 결과는 11121였다. 언수외 공부를 하느라고 사탐이 약간 부실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때부터 사탐을 세과목 듣던 것을 두 과목으로 줄이고, 밀도 있게 공부했다.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해서 언수외와 사탐 공부시간의 균형을 깨기보단, 학원 사탐 수업시간에 충실하게 공부하자고 생각했다. 선생님들이 주시는 유인물과 수업시간 때 해주셨던 기출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평가원 모의고사 외에 사설 모의고사에서 받은 점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문제점을 짚어 주는 건 평가원 모의고사뿐이라고 생각했고, 사설 모의고사에 일희일비하면 자만이나, 자격지심에 빠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학원은 수능전날까지 꾸준히 다녔다. 학생이 혼자 공부하면 공부시간과 휴식시간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자칫하면 불균형으로 빠질 수 있는데, 학원을 다니면 자동적으로 관리가 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학원을 계속 다녔다. 그렇게 수능 전날까지 학원에서 꾸준히 공부하고, 마침내 수능날이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나 재수 때와 달리 긴장이 많이 됐지만, 평소에 공부한 대로만 보자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수능이 끝나고 얻은 점수는 언수외 98 96 94 사탐 백분위 100 100. 전과목 1등급이었다. 

    수시는 떨어졌지만, 사회과 교사를 꿈꾸었기에 고려대 지리교육과에 지원했고, 정시우선선발로 합격했다.

    3년의 수험생활 동안 처음 받아보는 합격이었다.